하루에도 몇 번씩 중국 우한 폐렴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기사들을 검색해보곤 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 매일, 하루가 무섭게 늘어나는 사망자와 확진자 숫자를 보면서 걱정과 불안함, 측은함보다
이번 전염병에 관련된 수치가 경신되는 모습들에서, 이것이 역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희열(?) 짜릿함(?) 놀라움(?) 경외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이 더 큰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아... 이거 정말 나 올바르지 못한 놈이구나.'
나도 내 자신이 그런 감정에 휩싸이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얼른 생각을 고쳐먹고 바이러스에 걸려 사경을 헤매거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 지인들이 되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들의 현재 심경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러니 조금씩 그 사람들에 대한 측은함과 안쓰러운 마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간절하게 그 사람들이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고 이 사태가 끝나기를 빌었다.
지금도 내 마음 속에 피어났던 황당한 감정들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며 용서를 구하고 있다.
아직도 남과 나를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버릇이 많이 남아있는거 같다.
역지사지와 측은지심을 가슴 속에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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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이 넘지만 굉장히 친하게 지내는 형님 한 분이 뜬금없이 책 선물을 해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거의 매일 카톡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분이 깊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책을 보내셨다.
(제목 '인문학 습관', 저자 '윤소정')
"내가 읽다보니 니가 꼭 읽어야 될거 같아서... 나도 마찬가지지만"
저 말이 나에게 이유를 알 수 없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저 끝에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라는 말에서...
내게 어떻게 들려왔냐면,
'나도 마찬가지지만'은 = '나 또한 한참 못난 사람이다.'
그래서 이건 그냥 내가 화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 자신이 먼저 선수를 치는 변명일뿐이고
"넌 이 책 좀 읽고 니 인생 반성 좀 해야되겠다."
이게 진짜 하고 싶은 말로 들렸다 ㅋㅋㅋㅋ
그러면서 또 기름을 부으신다...
"읽다보니 자꾸 니가 오버랩돼서 ㅋ"
"딱 너야 ㅋ"
내가 대답했다. " 형 ㅋㅋ 좋은 의도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뭔가 기운은 안좋게 느껴지지만 좋게 해석하겠습니다."
그러니 돌아오는 대답이 " ㅋㅋㅋㅋㅋ 읽다 보면 너도 내가 오버랩 될거야 ㅋㅋㅋ"
확 화가 올라오는 걸 흘려보내기 위해 제3자의 모습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더니 바로 풀리긴 했으나,
'참 나도... 온갖 자격지심과 병신같은 패배의식에 싸여있나보구나 ...'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수양을 하고, 어느 정도 능숙해졌다고 생각했으나
정말 아무것도 아닌, 평범하고도 보통의 말 한 마디에 왜 내가 저렇게 느꼈을까 스스로도 납득이 안갔다.
(이 부분에서는 복잡하고 혼란한 내 감정처럼 글도 잘 써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수정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
이게 친한 사이가 맞나... 좋은 사이가 맞나... 의도가 뭐지...
어쨌든 책과 선물이라는 두 단어는 참 좋은 건데, 왜 나는 순간적으로 화가 났던걸까?
정신병, 정신착란인가 ㅎㅎ
(나라면 설사 속으로 저런 생각을 품고 있다하더라도 '내가 읽어보니까 정말 좋은 책이라서 너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 살면서 정말 도움 많이 될 거 같아!'라고 했을 거 같다.)
그러나 이 뜬금없는 책 선물에도 다 이유가 있겠지, 이 속에서 내가 교훈을 찾아내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나의 몫이다라는 생각으로 부정적인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무료한 하루로 끝날 뻔한 오늘 끝에 일어난 이 일이, 지금보니 내맡기기 실험의 일환이라고 해석이 되어진다.
그래서 지금은 그 책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
세상이 어떤 부분을 친절히 가르쳐주시려고 하시는지? ㅎㅎㅎ
뭐 지금봐도 부정적이게 해석한 내가 바보같은 거고,
(순간적으로 올라온 부정적 감정은 억누를 수 없었다! 흘려보내는 것만해도 장족의 발전...)
나에게 책 선물을 해주는 사람은 고마운 거다.
형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잘 읽을게요! 밥 사겠습니다 ㅎㅎ
오늘 하루도 온 세상과 우주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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